인간은 많은 관계들로 이루어진 조직속에 존재한다.
작게는 연인과 가족, 크게는 오랜 친구부터 직장 동료 사회 친구까지...
그 모든 관계들이 존재하기에 인간은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으며,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존재로써 인정을 받기도 한다.
우리는 그런 관계속에서 사랑을 느끼고, 의리를 배우며, 그것들에 대한 좌절과 배신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모든 일들을 경험함으로써 인간은 자아가 형성되고 그 자아가 반영된 겉모습이 합쳐져 진정한 나라는 이미지가 다른이에게 각인되어 간다.
과연 '나'라는 사람은 나의 관계속에 존재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모습일까?
요즘 그런 질문이 내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35년을 살았고, 이제 36년이라는 세월의 문턱에 들어선 '나'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까?
어렸을적에는 그냥 아무런 생각없이 세상을 살아왔던것 같기도 하지만, 그속을 들여다보면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했던 진정한 친구들과의 우정과 가족들의 사랑이 가득했음에 행복하다.
나이가 들어 세상이라는 굴레속에 다람쥐 쳇바퀴가 돌듯 살아가며 나 스스로 남들과 비슷한 생활을 하기 힘든 성격이라는 것을 깨닫기까지도 사회동료들과 적지 않은 오해들로 다툼을 반복했지만, 그중에도 나를 이해해주고 믿어주었던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그 또한 행복했다.
사랑? 나는 어쩌면 사랑에는 너무나 행복했고 그 행복만큼 더 불행했던 삶을 살았다고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스스로 나를 행복했고 불행했다고 하면 왠지 나를 가엽게 여기는 감정을 일으키기 위함이 아니냐는 핀잔은 듣기도 하지만 굳이 그런말을 듣는것에 연연해하지는 않는다.
다만 언제인가부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봐줄 수 있는 사람들이 주위에 있어주기만을 바랄뿐이다.
가식은 또 다른 가식을 낳게되고, 그러다보면 언제인가는 그 가식이 진실을 덮어버리는 현실속에 살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난 무엇보다 '의'를 중요시한다고 생각해왔고, 그것만은 항상 지킬려고 누구보다 노력해왔다.
'의'는 형제가 없는 나에게 언제인가 진정으로 나를 아껴줄 인간관계를 지켜줄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나의 '의'를 의심하게 하는 일들이 부쩍 많아졌다.
난 사랑을 믿고, 그 사랑을 말하는 사람을 믿고, 그 사람과의 우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만큼 '오지랖'이 넓다는 소리를 듣고 한다. 난 이번 설날 명절을 앞두고 그 '오지랖'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의'앞에 그냥 모든 것을 잃은 느낌이 든다.
난 그래서 나에게 되묻는다. 정말 '김기일! 너는 의를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가?' 라고 말이다.
누구보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대해왔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그 자체를 의심할때...
난 내가 지탱했던 가장 큰 부분이 무너짐을 느낀다.
그건 무엇보다 가슴이 아프고, 또 아픈 일이다.